
Artist's commentary
글미션) 오프파코 애프터
에리너스
@에루지 님이 신청해주신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일전에 쓴 아이돌 오프파코에서 이어집니다…!
팬 사인회에서 만난 남자랑 떡쳤었다는 정도만 알고 계시면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닷…!
아이돌의 휴일은 힘들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로 다녀서는 안 되고,
옷 역시 몸을 가리는 후드집업과 모자에 마스크는 필수.
길거리에서 함부로 목소리를 내서도 안 되며,
남들이 다 다니는 맛집에 들어갈 때도 매니저와 미리 상담을 해야 했다.
복잡한 규정이 한가득, 도의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까지 생각하면
밖을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이치였다.
“운동 다녀올게요.”
“응. 또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저번 호텔 건 그거 묻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에리너스는 한숨을 내쉬며 운동화에 발을 넣었다.
잔소리 많은 매니저는 외출을 할 때마다 귀찮게 굴었다.
물론 그녀가 사고뭉치인 것은 사실이긴 했다.
저번에는 팬 사인회가 끝나고 남자와 떡을 치다 파파라치에게 들켜버리고
그전에는 뒷계정에서 야한 사진을 올리다 정체를 특정 당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색기 넘치는 아이돌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색기를 얻을 방법도, 넘쳐나는 색기를 풀 방법도 있어야 하니까.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며 쾅- 에리너스가 숙소의 문을 닫았다.
감시와 관리로 가득한 감옥에서 이걸로 탈출이다.
에리너스는 휴대폰을 들어 매니저의 연락처를 차단했다.
최근 저지른 일을 생각해보면 얼마 안 가 매니저가 헬스장에 전화하겠지만.
인파에 숨어들면 서울에서 김 서방을 찾는 것만큼이나 에리너스를 찾는 것은 힘드리라.
-오늘 1시. 기억하죠?
이어서 머릿속에 기억해둔 번호로 문자를 하나.
매니저가 매주 휴대폰 검사까지 하기에 문자도, 연락처도 남겨둘 수 없었다.
일전에 남겨둔 문자는 기억이 맞다면…
-토요일에 잠깐 만날까요? 책임은 지셔야죠.
조금 딱딱한 말투를 썼지만,
순진한 남자를 다루는 데에는 이것만 한 것이 없다.
남자는 예상대로 허둥지둥.
빈 시간이 언제인지 자신의 스케줄을 늘어놓았고
그걸 토대로 괜찮은 계획까지 뚝딱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고 있었더니 손에 쥔 휴대폰이 진동했다.
[지금 공원이에요.]
약속 시간 10분 전인데 벌써 나와있다니 참 성실한 남자다.
구태여 그걸 입에 담는 게 우습기도 하고.
에리너스는 남자의 대답에 쿡쿡- 웃으며 공원을 향했다.
***
며칠 새에 공기가 바뀌었다.
겨울이었다.
주로 실내에서 활동하는 에리너스이기에 이제서야 그걸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차가운 공기에 입에선 희뿌연 김이 피어오르고
소복이 쌓인 눈은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가득했다.
에리너스는 롱패딩의 지퍼를 더욱 올리며 공원 입구로 발을 디뎠다.
저 멀리 동상 옆으로 남자가 보였다.
집이 가까운 건지, 급하게 튀어나온 건지.
남자는 짧은 반팔을 입고 팔을 비비고 있었다.
방금 감은 것 같은 머리도 조금씩 얼어붙어 살얼음이 져있다.
그렇게 나올 거면 그냥 시간 맞춰서 나오지.
문득 이대로 잠깐 관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니 에리너스는 살금살금 그 뒤로 걸어갔다.
흡사 첩보영화를 찍는듯했다.
뽀작뽀작-
눈을 밟아 발소리는 줄고 바스락거리는 패딩 소리도 팔을 벌려 없앴다.
이따금 남자가 주위를 둘러보기는 했지만,
선글라스, 마스크, 롱패딩, 모자까지 합쳐져 에리너스를 알아보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하염없이 팔을 비비며 수시로 휴대폰을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위스키.”
그렇게 동상을 사이에 끼고 마주 선 에리너스는 작게 속삭였다.
일전에 남자를 골려주기 위해 준비했던 암호.
그걸 듣자 남자가 깜짝 놀라 홱 돌아봤다.
“아윽…!”
화려한 턴 이후에 엉덩이로 착지.
세계 넘어지기 선수권 대회가 있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을 깔끔한 동작이었다.
“푸흣… 괜찮아요?”
“놀랐잖아요, 에리너스… 씨…”
산만 한 덩치가 아까울 지경이다.
에리너스가 손을 내밀자 남자는 그 손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윽…!”
“햐응…!”
아니, 몸을 일으키려고 노력했다고 해야 할까.
가벼운 에리너스에 기대어 몸을 일으키려 했으니 당연하게도 에리너스가 빨려들었다.
쿵―
둘의 몸이 포개어져
마스크 너머로 숨결이 섞이고, 패딩 너머로 살이 눌렸다.
여기서 무언가 해온다면 남자다울 텐데.
“죄송해요. 일어날게요.”
그는 ‘남자’답게 에리너스의 허리를 안고 벌떡 일어날 뿐이었다.
참… 순진하다.
에리너스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남자의 옆에 달라붙었다.
“에리너스 씨라고 하지 말라 했죠.”
“으윽…!”
그대로 팡팡- 엉덩이를 때리며 눈을 털어주자 남자가 몸을 움츠렸다.
이제 보니 바지가 부풀어 있었다.
동정도 졸업했으면서 행동은 여전히 동정이다.
자지도 여전히 존나 크고.
“벌써 하고 싶어요? 하여간 귀엽다니까.”
“읏… 빠, 빨리 가요… 에리 씨…”
추위 때문에 빨개진 귀가 더욱 달아올라 토마토처럼 변했다.
에리너스는 그 귀를 한 입 베어 물며 귓가에 속삭였다.
“빨리 보내줘요…”
부르르―
남자의 몸이 떨린다.
자지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바지는 이제 그 형태를 똑똑히 띠고 있었다.
누군가 공연 음란죄로 고소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아니지, 이 정도면 총포법 위반이려나?
시답잖은 농담을 떠올리며 남자의 배를 어루었다.
짧은 옷 너머로 탄탄한 근육이 느껴져 만지는 재미는 있었지만, 이걸로 만족하기에는 모자란 재미였다.
“풋… 귀여워라.
그쪽 집인데 제가 어떻게 먼저 가요. 빨리 안내해주세요.”
쪽- 볼에 뽀뽀를 해주고 떨어졌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볼을 문질렀다.
그런 손을 덥석- 붙잡아 끌어당겼다.
“빨리요.”
“아, 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남자는 발을 움직였다.
슬리퍼에 감싸진 맨발은 발가락 하나하나가 붉게 물들어 있다.
“안 추워요?”
“아니… 뭐… 바로 앞이니까요.”
그걸 보고 에리너스가 물었지만, 뚱딴지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러 말을 돌렸다는 건 춥다는 뜻이겠지.
지이익―
지퍼를 내리자 남자가 흠칫 놀라 눈을 마주쳤다.
에리너스는 동그랗게 눈을 뜬 남자를 향해 요염하게 웃어 보인다.
“들어와요. 춥잖아요.”
그대로 패딩이 벌어지자 숨겨져 있던 에리너스의 몸이 나타났다.
헬스장을 간다며 나왔으니 복장은 운동할 때 입는 브라탑에 레깅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지 몸의 굴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아, 안 돼요… 저번에 혼나셨다고…”
“괜찮아요. 바로 앞이니까요.”
눈을 돌리며 고개를 젓는 남자에게 그의 말로 반박하자 남자는 고개를 푹- 숙이곤 입을 꾹 다물었다.
나 참,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는데.
멋대로 걱정이나 해대는 남자는 같은 걱정으로 다루는 것이 좋겠지.
“빨리요. 저도 추워요.”
“아… 네…”
이어지는 에리너스의 말에 남자는 쭈뼛쭈뼛 에리너스의 품에 잠겼다.
“따듯해요?”
“따듯… 하네요…”
“풉… 원래는 반대 아니에요? 한심해라.”
뒤에서 꼬옥 껴안아주자 남자의 귀가 더욱 더 붉게 물든다.
매도에 부끄러워하는 것인지, 가슴이 닿아 기분 좋은 것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업어주세요. 그쪽이 더 크잖아요.”
그걸 알기 위해 에리너스는 폴짝 뛰어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
남자는 어정쩡하게 엉덩이를 받치고 허리를 앞으로 한껏 숙였다.
분명 발기했다.
에리너스는 쿡쿡- 소리 내어 웃으며 남자의 허리에 다리를 감았다.
발끝에 단단한 것이 닿아 발가락을 꼬물거리며 간질여줬다.
“윽…”
“왜요, 무거워요?”
신음에 맞춰 생각해둔 말을 내뱉자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가, 가벼워요… 깃털처럼…”
입에 발린 소리였다.
스스로 생각하기 뭐하지만,
가슴에도 엉덩이에도 지방이 잔뜩 붙어 그리 가벼운 몸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남자의 배려심에 만족하며 에리너스는 빨간 귀에 살며시 혀를 집어넣었다.
“으윽…!?”
낼름낼름- 귀 주변을 핥고, 빨고, 깨문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떨어지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에리너스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걸까.
남자는 코어에 힘을 딱 주고 버티고 있었다.
산만 한 덩치도 나름 쓸모가 있는 모양이다.
발가락이 닿은 다리는 견디기 힘든지 꿈틀대긴 했지만.
쪽―
“그럼 출발. 잘 부탁해요, 기사님?”
마지막으로 귓불에 뽀뽀를 남긴 에리너스는 그대로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뽀득뽀득―
적막한 공원의 눈 밟는 소리는 하나뿐이었다.
***
“우와…”
목적지는 남자의 집.
그곳에 발을 디딘 에리너스는 곧장 입을 떡 벌렸다.
“홀애비 냄새…”
방은 뭐 그럭저럭 봐줄 만 했지만, 냄새가 났다.
왜 혼자 사는 남자 집은 다 이런 냄새를 풍기는 건지.
남자 특유의 체취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땀 냄새라고 해야 할까.
그 사이의 냄새가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일단 창문 좀 열어봐요. 나 온다는데 청소도 안 했어요?”
“아, 아니… 청소는… 했는데…”
평소에는 집 안에만 있었는지 이 냄새를 모르고 산 모양이었다.
남자는 얼굴을 붉히며 중얼중얼 변명을 늘어놓았다.
“저거 빨래는 또 뭐예요. 저렇게 두니까 냄새나지.
옷은 어디다 걸어둘까요?”
“거, 거기… 소파 위에 그냥 올려두세요…!”
남자의 말에 소파를 돌아보니 옷장이 되어 있는 등받이가 보였다.
예쁘게 잘 포개어둔 걸 보니 나름 정리랍시고 한 모양인데 생활력이 완전 부족하다.
에리너스는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쉬며 그 위에 롱패딩을 올려뒀다.
집주인인 남자는 눈치 보기 바빴다.
창문을 열고 욕실 옆에 있던 바구니를 들고 베란다로 뛰어나간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자국이 남는 게 먼지도 조금 쌓인 듯했다.
“진짜 안 되겠다. 걸레 있어요?”
“내, 냉장고 위에 있어요…”
베란다에서 조금 풀죽은 목소리가 들렸다.
제 딴에는 청소했는데 이렇게까지 엉망일 줄은 몰랐겠지.
에리너스는 냉장고 위에 놓인 마른걸레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걸레는 거의 새것이었다.
걸레라고 부르기 무색한… 수건으로 써도 될 정도로 새것…
거기에 물을 적시고 쭉- 짜서 밖으로 나왔다.
거실에는 어째선지 군기가 바짝 든 남자가 서 있었다.
자기가 잘못한 건 아는 모양이다.
에리너스는 조금 실망했다는 듯한 말투로 남자를 톡 쏘아붙였다.
“청소할 때는 그냥 청소기 돌리고 땡이 아니에요.
걸레질해서 먼지도 닦아야죠.”
그리고 바닥에 엎드려 슥슥- 바닥을 문지른다.
무대에선 볼 수 없는 가정적이고 성실한 모습.
하지만 폭력적인 의상 탓에 남자의 눈길이 이상한 곳에 닿고 만다.
이를테면 가슴.
크기가 크다 보니 브라탑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가슴은 바닥에 눌려 가슴골을 자랑했고
앞뒤로 걸레를 움직일 때마다 납작 눌렸다 탄력있게 돌아와 눈을 뗄 수 없는 관능적인 매력을 풍겼다.
“걸레도 이거 말고 밀대 있는 걸로 사놔요.
또 학교에서 쓰는 대걸레 그런 걸로 사지 말고.”
“아, 네…”
아니면 엉덩이.
찰싹 달라붙는 레깅스에 싸인 엉덩이는 도톰한 음부에 폭파여 실선을 하나 그리고 있었는데
그 주위가 촉촉이 젖어 주변보다 색이 진해져 있었다.
그런 엉덩이가 앞뒤로 움직이며 흔들거리고 있으니 민망함이… 흥분과 함께 치솟았다.
“……”
또 눈.
보석을 박은 것 같은 푸른 눈은 남자의 눈과 딱 마주치고 있었는데
살짝 찌그러진 것이 아이돌과 함께라는 배덕적인 매력을 풍겼다.
그런 눈이 똑바로… 응시하고 있으니…
“아, 아하하, 죄송해요…!”
남자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사과를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다.
“변태.”
에리너스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다시 등을 돌려 남자에게 엉덩이를 보였다.
레깅스가 더 당겨졌는지 통통한 음부의 형태가 똑똑히 드러났다.
“걱정돼서 알려주고 있는데 그러기에요?
가슴이랑 엉덩이만 쳐다보고, 자지는 완전 발기시켜놓고.”
살랑살랑- 아이돌 보지가 눈앞에서 흔들렸다.
누가 봐도 유혹하는, 말 그대로 꼬리치는 움직임이지만,
이런 훈계를 듣고 있으니 남자는 도저히 먼저 다가갈 수 없었다.
그걸 아는 것인지 에리너스는 더욱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얼마 안 했더니 처녀 자지라도 됐어요?
귀여워라. 누나가 다시 처녀 때줄까요?”
엉금엉금 뒤로 기어가 남자의 다리에 가랑이를 맞댔다.
다리를 타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말랑한 살의 감촉에 자지가 바지에 구멍을 낼 기세로 빳빳해졌다.
“아, 아~ 근데 누나는 동정 자지랑 섹스하기 싫은데 어쩌지…?
가버리기도 전에 먼저 퓻퓻- 하고 만족할 거 아냐.”
그런 와중에 에리너스는 엉덩이를 더욱 위로 들어올렸다.
탐스러운 엉덩잇살이 자지를 훑으며 남자를 유혹한다.
달라붙은 레깅스는 벌어진 골짜기 사이로 삼각주의 모습을 그려냈다.
회음부에 다가가기 전 처음으로 펼쳐지는 뒤쪽 구멍의 굴곡.
그 모습이 이렇게까지 훤히 보인다는 것은 정말 안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겠지.
남자가 꿀꺽 침을 삼키며 에리너스의 엉덩이를 붙잡자.
“청소도 대신해주고 있는데 멋대로 따먹으려구요? 진짜 변태라니까.”
에리너스는 그렇게 말하며 남자를 매도했다.
손 대면 변태, 손 떼면 동정.
무조건 패배하는 이지선다에 남자는 체념하고 손을 떼어냈다.
“풋… 농담이에요, 농담. 저도 젖었잖아요.”
에리너스는 남자의 태도에 가볍게 웃으며 양손으로 엉덩이골을 벌렸다.
쩌억―
끈적한 물소리와 함께 살짝 벌어진 골짜기 사이에는 햄버거처럼 귀엽게 생긴 자국이 있었다.
“의심되면 만져볼래요? 제 동정 보지.”
확실히 그녀의 논리대로라면 혼자 흥분해 물을 흘리는 보지도 동정.
그리고 살짝 만져진 정도로 퓻퓻- 물을 싸겠지.
남자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꾹- 누르자 쫀쫀한 레깅스 사이로 검지 한 마디가 빨려 들어갔다.
“아흥…”
에리너스의 신음과 함께 레깅스에 육즙이 배어나왔다.
손가락 주위에 방울방울 맺힌 이슬은 손가락을 타고 또르륵 굴러떨어졌다.
손가락이 오들오들 떨렸다.
레깅스가 손가락에 달라붙어 오물오물 귀엽게 입을 놀리고
뜨끈한 열기가 손가락을 축축한 구멍 속에 녹이려 들었는데
에리너스는 그 와중에도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며 악수회를 열고 있었다.
얇은 레깅스 너머로 점막의 감촉… 아니, 안쪽의 주름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움직여도… 되나요…?”
“그런 것도, 흐읏… 허락받아야 되냐니까요?”
남자를 쏘아붙이며 엉덩이가 뒤로 다가왔다.
“흐잇… 으하앙…”
쮸부북―
튀어나온 두덩이 사이로 손가락이 먹혀들며 따스함이 점차 퍼졌다.
남자는 뿌리까지 삼켜진 손가락을 구부려 감촉을 즐겼다.
안쪽을 더듬으며 에리너스의 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주름은 얼마나 빡빡하고, 조임은 얼마나 좋은지를 살폈다.
저번에는 무언가를 할 겨를도 없이 에리너스에게 따먹혔기에
손가락에 얽혀오는 점막의 움직임도, 레깅스 너머로도 눈에 띄는 음핵의 움직임도 전부 새로웠다.
“으극… 오혹, 읍…”
남자가 거기에 엄지를 올리자 에리너스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진심으로 느끼기 시작했을 때 내뱉는 조금 천박한 신음.
에리너스는 새빨개진 얼굴로 손을 가져가 입을 막았다.
아무리 동정 같아도, 순진해도 그런 모습을 보면 괴롭혀주고 싶은 법이다.
“방금 무슨 소리예요?”
남자는 궁금하다는 듯 슬며시 물어보았고.
“아무거, 흐곡… 오읍…!”
에리너스가 입을 열자 빙글 클리를 문질렀다.
예상대로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지른 에리너스는 다시 입을 부여잡으며 살짝 뒤를 돌아봤다.
째릿- 노려보는 무서운 표정과 눈꼬리에 맺힌 눈물.
“죄송해요…”
역시 너무 나갔나 싶어 남자는 손가락을 뽑았다.
…그러려고 했다.
꼬옥―
빠져나가려는 손가락을 질벽이 부여잡았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건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주름이 꿈틀거리며 손가락에 들러붙고 입구가 바짝 붙어 손가락을 따라 딸려나온다.
“흐고옥…!?”
뽕―
맑은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뽑혀 나가자 레깅스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진한 줄이 그어져 있던 레깅스는 이제 축축히 젖어 커다란 삼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물에 축축히 젖어서 그런지
들러붙은 옷은 도톰한 대음순도, 볼록한 클리도 은근하게 드러냈다.
질 입구 같은 경우는 안쪽으로 옴폭 파여 있었는데
동그랗게 파인 구멍에서 자꾸만 물이 흘러나와 클리 위에 둥근 유리구슬을 만들어냈다.
꿀꺽―
관능이라는 말로는 차마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바지에 억눌린 자지가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청소… 할까요…?”
하지만 그런 광경도 오래 볼 수는 없었다.
에리너스는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철퍽―
진흙이라도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지만,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말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청소나 하자니.
동정이라고 놀림당한 자지는 불끈대며 혈관을 세우고
수컷의 마음에 남아있는 야성이 으르렁대며 울부짖었다.
“아… 네…”
하지만 여자를 대한 경험이 전무한 남자의 쑥스러움이 그런 감정을 전부 이겨냈다.
남자는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야 정말 동정이다.
뭐, 동정도 에리너스에게 강간당하듯 뺏겼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남자가 그런 자조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에리너스는 뒤돌아 남자를 바라봤다.
바지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이 꿈틀거린다.
기대를 배신당한 남자는 입을 뻐끔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었다.
그 말을 기다릴까도 생각했지만, 그래서야 놀리는 재미가 없다.
지익―
에리너스는 남자에게 달려들어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바지춤과 팬티를 동시에 붙잡아 끌어내려져 풀발기한 자지가 드러났다.
“와아…”
에리너스는 감탄하며 그것을 바라봤다.
탄탄하고 다부진 몸에 어울리는 탄탄하고 다부진 자지.
쿠퍼액으로 범벅이 된 자지에 동조되어 에리너스의 입에서도 무심코 침이 흘러나온다.
“금방 청소해드릴게요…”
에리너스는 그렇게 말하며 두툼한 귀두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
자신이 더럽힌 것이나 다름없는 자지.
더럽혔으니 깨끗이 청소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츄릅… 츄읍…”
말랑한 혓바닥이 자지를 훑으며 지나가면 남자가 흘린 쿠퍼액이 닦여나갔다.
물론 청소라고 하기엔 의문스러웠다.
혀가 지나간 길엔 끈적끈적한 타액이 남아있으니.
“읏… 에리, 씨…”
“쬬옵… 브에… 습, 스읍…”
에리너스는 자지에 콧잔등을 부비며 뿌리를 핥았다.
고환과 육봉 사이의 틈새도, 조금 주름진 고환도.
정말 청소라도 해주는 것처럼 꼼꼼하게 정성스럽게 핥았다.
남자의 허리는 조금씩 앞으로 기울었다.
온몸으로 참고 있어요- 하고 주장하는 것도 동정 자지 나름의 매력이었다.
뭐, 진짜 동정은 아니지만서도.
“하읍… 쮸으읍…”
“앗, 그거… 읏…”
덥석―
그대로 자지를 한입에 삼키며 목젖으로 귀두를 건드렸다.
보컬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목은 귀두에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자극을 줬다.
“목… 상하시면… 윽…”
다만 에리너스는 아이돌.
이런 식으로 목을 쓴다면 노래를 부르는 데 지장이 갈지도 모른다.
남자는 팬인 입장에서 가만둘 수 없는지 에리너스의 머리를 붙잡았다.
“츄븝… 츄읍…”
그러나 행여 다칠까 힘을 줄 수는 없었다.
남자는 결국 에리너스의 움직임에 따라 자극당할 뿐…
오히려 남자가 머리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 에리너스의 목을 범하고 있는 느낌마저 들게 할 뿐이었다.
쭈걱쭈걱―
앞뒤로 흔들리며 목에서 음란한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려가며 목 깊이 자지를 박아넣은 뒤,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빨아들이며 입에서 뽑아냈다.
혓바닥은 자지 밑면을 뱀처럼 기어다녔고, 눈은 눈물을 맺어가면서도 한껏 치켜올려 남자와 마주쳤다.
열심히 자지 냄새를 맡던 코는 그녀의 침으로 범벅,
털까지 한 가닥이 붙어있어 남자가 에리너스를 범하고 있다는 실감을 줬다.
그런 관능을 오랫동안 버틴다니 말이 안 된다.
“으윽… 잠깐만요, 나올 것 같아요…”
꿀렁꿀렁―
고환에서부터 정액이 끓어올라 자지가 펌핑을 시작했다.
뿌리가 두근두근 크게 격동하며 뜨거운 것이 요도를 타고 오른다.
“하헤에… 흐르릅…”
주루룩―
에리너스가 무언가를 말하며 턱을 따라 침을 흘렸지만, 남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되물을 수도 없었다.
이미 치밀어오르기 시작한 정액 탓에 호흡은 엉망이었다.
“크읏…!”
부륵― 부으윽―
최선을 다해 참아봤지만, 정액은 끝내 에리너스의 목을 더럽혔다.
인기 아이돌의 목…
콘서트나 라이브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사랑을 지저귀는 그 목…
그런 목이 꼴깍꼴깍- 울대를 열심히 움직이며 끈적한 점액을 삼켰다.
“으베에…”
살며시 내민 혀에는 희멀건 정액이 한가득.
에리너스는 그걸 다시 입에 넣고 우물우물 거품을 일으켰다.
왼쪽 볼, 오른쪽 볼이 부풀어오르더니 다시금 입이 벌어진다.
쩌어억―
끈적한 실과 함께 비릿한 정액 냄새가 풍겼다.
혀 위에서는 거품이 일어난 정액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티딕티딕- 거품을 터뜨리고 있었다.
꿀꺽―
“프하… 깨끗해졌죠…?”
그게 한입에 사라져 다음에 벌린 입에는 에리너스의 침만이…
남자는 할 말을 잃고 입을 떡 벌렸다.
에리너스는 질리지도 않는지 이번엔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허벅다리를 위로 들어올려 부어오른 질구를 자랑하듯 내민다.
“그럼 이번엔… 제 것도 청소해주세요…”
반건조 오징어같이 반만 발기된 자지가 그 언동에 다시 바짝 발기했다.
남자는 이번에도 놀림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천천히 에리너스의 엉덩이를 붙잡았다.
에리너스가 그랬듯이 바지춤을 잡아 위로 끌어올린다.
찰싹 달라붙어 입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옷이었지만,
막상 맨살이 드러나니 저건 역시 옷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힙업을 시켜주기 위해 엉덩이를 조이는 레깅스가 벗겨지자 푸짐한 엉덩이의 본 모습이 드러났다.
적당히 살집 오른 몸,
회색조의 천을 대신하여 시야를 채우는 뽀얀 살,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점막들까지…
어찌나 애액을 많이 흘렸는지 레깅스와 살 사이엔 끈적거리는 거미줄이 늘어지고,
뽀얀 살을 따라 물이 흘러 뚝뚝- 물방울 몇 개가 떨어졌다.
이윽고 보지가 전부 드러나자.
“허어…”
남자는 에리너스가 그랬듯이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 비해 분홍빛을 띠는 음부는 과일… 아니, 잘 구운 고기 한 덩이 같이 침샘을 자극했다.
그런 분위기에 자신조차 홀려버린 것인지 질질 침을 흘리며 윤기를 보충하는 모습은 덤이다.
남자는 흥분하며 급하게 귀두를 구멍에 가져갔지만.
“뭐예요… 그건 섹스잖아요.”
에리너스가 먼저 두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아버려 삽입은커녕 비비지도 못하고 말았다.
“보지 청소하는 법도 알려줘야 돼요? 자, 가까이 와서 봐봐요.”
이어지는 에리너스의 깔보는 듯한 말에 남자는 푹-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번들거리는 두덩, 수줍게 손가락이 떨어지며 은근하게 비치는 선홍.
코를 찌르는 암컷 내음과 흥분한 보지에서 번져오는 열기.
앉아서 볼 때보다 몇 배는 아름다운 모습에 뚫어져라 쳐다보게 된다.
“읍… 으븝…!?”
에리너스는 그대로 남자의 머리를 붙잡아 보지에 뽀뽀시켰다.
허벅지까지 꽉 닫아 남자가 도망칠 수 없게 한다.
당황하여 버둥거리는 입술이, 클리를 간질이는 콧김이 기분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대충 알겠죠? 빨리 청소 해줘요.”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들썩여 남자의 입술에 진한 보지 자국을 남겼다.
이 정도까지 했는데 모르면 동정이 아니라 고자다.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어 잠깐 고민하다가 혓바닥을 삐죽 내밀었다.
“흐앗… 그래요, 잘하네요…”
점막과 점막이 들러붙는 감각.
섹스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한 쾌감.
에리너스는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했다.
아무리 성기라 하여도 쉽사리 핥기 힘든 곳이다.
그런 곳을 별 불만도 없이 핥아줬으니.
“츄릅… 츄르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가.
칭찬을 해주자 남자의 혀 놀림이 조금 적극적으로 변했다.
다만 칭찬만으론 나아지지 않는 것도 있는 법.
“응흣… 우선 혓바닥은 넣지 말고… 소음순부터, 정성… 스럽게…”
에리너스는 모자란 부분을 가이드 하며 남자를 교육했다.
안쪽을 파고들려던 혓바닥이 좌우로 움직이며 쪼글쪼글한 소음순을 건드렸다.
“옳지… 그대로 위로 올라가서엇… 클리도…
핥거나, 빨면, 흣… 안 돼요… 입술로, 상냥…하게…”
슬며시 다리에 준 힘을 풀어주자 남자가 꼬물꼬물 기어올라 클리를 향해 다가갔다.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강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보빨하는 법을 배운 거네.
그런 생각에 가볍게 미소 지으며 에리너스는 남자의 머리를 흩트렸다.
몇 번 쓰다듬었더니 까치집투성이.
제대로 머리 손질도 못 하는 아기 같은 모습이 되었다.
“흥앗… 그거, 좋아요…
혀로 살짝만… 건드려, 으으읏…!!”
그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더니 가랑이 위쪽에서 찌르르- 전류가 흘렀다.
마치 한 입 먹고 싶어 손가락을 빠는 것처럼 입술이 클리를 덮으며 혀끝이 닿는다.
민감한 클리에겐 그것만으로 충분한 흡착력.
에리너스의 엉덩이가 바르르 떨리며 하늘로 솟은 발가락이 꼬물거렸다.
“흐앗, 아흐으…”
왈칵왈칵―
이윽고 가벼운 물줄기가 흘러 남자의 턱을 적신다.
동정 보지가 클리를 빨린 정도로 가볍게 가버린 것이었다.
에리너스의 다리가 좌우로 크게 벌어지고 아래를 가리는 것이 모두 사라진다.
남자를 구속하는 허벅다리도, 손도 흐물해져 자유로워졌다.
“이제… 안쪽도… 핥아줘요…”
에리너스는 툭- 바닥에 손을 떨어뜨리며 작게 속삭였다.
여느 때보다 상기된 목소리는 남자를 조종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벌려서… 똑바로 바라보고… 어디가 좋을지 생각하면서…”
쩌억―
에리너스의 말에 따라 벌어진 보지.
끈적끈적한 실을 몇 가닥이나 늘어뜨린 점막은 계속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구멍을 벌렁거렸다.
“츄읍… 후르릅…”
그런 구멍 속으로 뾰족한 혀가 파고든다.
손가락을 집어넣을 때와는 또 다른 감각,
여러 명에게 혀를 유린이라도 당하는 듯 사방팔방에서 점막이 붙어와 혀를 붙잡았다.
조금 빨아들이는 것만으로 끈적끈적한 애액이 입안으로 한껏 넘쳐흐르고
에리너스의 암컷 내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냄새에 중독된 남자는 더욱 열렬히 혀를 놀리고 애액을 빨아들였다.
“후릅… 쮸읍…”
“후흥… 라면, 이라도, 흥으… 먹는 줄 알겠어요…”
에리너스는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그런 농담을 하며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리 행위에 익숙해도 이렇게 생생한 소리를 듣는 것은 또 느낌이 다르다.
혀를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질꺽거리는 물소리,
잠깐 빨아들인 정도로 방에 울리는 면치기를 닮은 소리,
참아보려 해도 목 안쪽에서 터져 나오는 야릇한 신음.
소리 하나하나가 에리너스 안에 숨어있던 소녀심을 건드려 숨을 가쁘게 했다.
하지만 자극당하는 것이 소녀심만일 리가 없다.
“저, 저기…”
에리너스가 낮은 목소리로 남자를 불러 세웠다.
들리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셈이었다.
“츄읍… 프하… 에리 씨… 뭐, 잘못…했나요…?”
그러나 남자는 고개를 들고 에리너스와 눈을 마주쳤다.
눈치를 보는 듯한 표정.
아, 진짜… 이런 표정을 보면 참을 수가 없잖아…
그 표정에 자극되었던 에리너스의 가학심이 폭발하고 만다.
에리너스는 음부 바로 앞에 붙어있는 남자의 머리를 살짝 밀쳐내곤 엉덩이를 벌렸다.
도톰한 꽃잎이 쩌억- 벌어지며 보지처럼 실을 늘어뜨린다.
뒤쪽까지도 넘쳐흐른 애액에 이미 촉촉히 젖어 있었다.
“더럽혔으면… 청소하셔야죠…”
흠칫- 남자의 몸이 떨렸다.
거기서 에리너스는 아이돌 업계의 관행이라고 해도 좋을 말로 추가타를 날렸다.
“괜찮아요… 아이돌은 화장실, 안 가니까…”
실제로 문제는 없었다.
이렇게 남자를 만나는 날, 에리너스는 꼭 뒤쪽까지도 청결하게 하고 오니까.
다만 에리너스가 잔혹한 점은 절대 그걸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치심을… 거부감을 무릅쓰고 자신의 모든 곳을 핥아주는 상대가 보고 싶기에…
명령 당해 그런 곳을 빨게 된다는 굴욕감에 젖어드는 표정을 즐기고 싶기에…
“츄읍…”
“히윽…!?”
그렇기에 남자가 너무나 산뜻하게 뒷구멍에 입을 가져가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혓바닥이 장벽을 간질이고 입술이 도톰한 꽃잎을 애무했다.
남자는 싫은 표정 하나 없이… 오히려 진지한 표정이었다.
뼛속까지 성실하기 때문일까.
에리너스 씨도 내 걸 빨아줬으니까, 당연히 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이 표정으로 드러났다.
“흐앗… 이상, 으읏…”
이렇게 되면 문제는 에리너스 쪽이었다.
남자가 빨면서 부끄러워하면 괜찮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당연히 부끄러운 거니까, 내가 부끄럽게 하고 있어- 하는 마음을 품으면 되니까.
하지만 남자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오면 부끄러움은 전부 에리너스의 몫.
더러운 곳을 빨리는 모습도, 빨리면서 찾아오는 쾌감도 전부 에리너스가 감당해야 했다.
게다가 그런 마음을 입밖에 내뱉을 수도 없었다.
그것도 전부 지금까지 쌓아온 업보.
남자를 아이나 강아지 취급하며 가지고 놀던 탓에
낯부끄러운 소리를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후읏… 크흥…”
에리너스는 엉덩이를 벌리던 손을 떼어내 얼굴을 가렸다.
엉덩이가 오므라들어 구멍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은 더욱 커졌다.
안쪽에서 벌레라도 기어다니는 듯한 오싹한 감각이 느껴지고
그 감각을 따라 훤히 드러난 보지가 벌름거렸다.
온몸이 파르르- 떨리며 울컥울컥 애액이 샘솟고 허리가 휘었다.
얼굴을 가릴 수 있던 것만으로 행운이었다.
적어도 뒷구멍으로 절정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을 수 있었다.
“츄르릅… 쮸읍…”
다만 그 대가는 계속되는 자극이었다.
여자의 절정을… 더군다나 뒷구멍으로 찾아오는 절정을 남자가 알 리가 없지 않은가.
남자는 여전히 진중한 표정으로 꽃잎을 빨아들였다.
익숙해진 것인지 혀 놀림이 좋아졌다.
혀가 구멍을 들락날락 오가고 입술이 꽃잎 전체를 물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흐으읏… 크흣…”
배 안쪽이 가득 찼을 때는 짜릿한 쾌감이,
빠져나갈 때는 해방감과 함께 상실감이 찾아왔다.
아랫배는 아까 전부터 징징 울려서 손가락이라도 박아넣고 싶은 심경이었다.
보지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지 뻐끔거리며 애액을 흘리고 선명한 점막을 내보였다.
동정한테 패배… 굴복해버렸다…
“흥앗, 앗… 아읏…”
그런 생각을 하는 것과 동시에 에리너스는 손가락을 아래로 옮겼다.
느끼는 얼굴이 보이건 뭐건 이젠 어찌 되든 좋았다.
중지와 약지로 보짓살을 벌리며 질 안을 후빈다.
쮸걱쮸걱―
끈적한 물소리가 울리며 바로 아래에서 꽃잎을 핥아먹는 남자에게 애액을 튀겼다.
“프핫… 에, 에리 씨…!?”
“됐으니까아… 하던 거, 읏…! 마저어…”
급하게 입을 떼어내는 남자의 머리를 발끝으로 막아 세우며 계속해서 쑤셨다.
안쪽에 닿지 않아 모자란 자극…
그런데도 쾌감은 에리너스의 한계에서 넘실넘실 찰랑대며 존재감을 피력했다.
“햐응…! 흐잇…”
눈물이 핑 돈다.
뒷구멍을 핥아질 때마다 구멍이 조여들며 손가락을 물고 손가락은 멋대로 구부러져 질벽을 자극했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이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게 했다.
정말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욕구불만에 미쳐버려 이상한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황홀경에 다다른 정신이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흐리게 했다.
“으으읏!! 가, 가요오…!!”
반짝―
그리고 눈앞에서 별이 태어나며 숨이 멎었다.
손바닥에 후두둑― 애액이 쏟아지고 뒷구멍이 벌름벌름 여닫히며 근육을 이완시켰다.
저도 모르게 꽉 닫혀버린 허벅지는 그런 상황에서 남자의 혀를 꽃잎에 찰싹 맞붙이게 했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그런 감각마저 황홀함에 정도를 더했다.
“흐히이… 흐헷…”
화려한 절정.
몇 일 동안이나 겪지 못한 절정에 온몸에서 힘이 탁- 풀렸다.
에리너스의 몸이 인형처럼 축- 늘어지고
유일하게 가슴만이 가쁘게 출렁대며 생존을 알렸다.
“――!! ――!!”
귓가에선 먹먹한 목소리만이 들렸다.
무슨 말인지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지만,
다급하게 무언가를 부르짖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잘게요…”
에리너스는 목소리를 건넨 이에게 그렇게 부탁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조금 시원한 바람, 편안한 탈력감, 그리운 냄새.
평소의 피로를 치우는 데는 더없이 좋은… 그런 공간이었다.
***
“꺄, 꺄앗…! 미안해요!”
벌떡- 에리너스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따스한 이불이 떨어지며 브라탑이… 그리고 반쯤 벗겨진 레깅스가 보였다.
“아, 일어나셨어요…?”
소파에는 남자가 있었다.
머쓱한 듯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가.
그 모습에 몸을 둘러봤지만, 여자가 헐벗고 잠들었는데도 손 하나 대지 않은 모양이었다.
착한 건지, 고자인 건지.
후자는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이쯤 되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빨리 와요. 바로 해 드릴게요.”
에리너스는 한숨을 내쉬며 남자를 불렀다.
남자는 눈을 살짝 돌리더니 창밖만을 쳐다봤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아…! 안무 연습…!”
꿀잠을 자버렸는지 벌써 다음 스케줄 시간이 다가와 있었다.
아마 차단을 풀면 매니저가 곧장 전화로 욕을 하겠지.
“빠, 빨리 가보세요… 저는… 괜찮아요… 그, 한 발 빼서…”
남자가 손가락질한 브라탑엔 얼룩덜룩 얼룩이 져 있었다.
아래도 아니고 가슴으로 만족하다니 숙맥도 이런 숙맥이 없었다.
에리너스는 그대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레깅스를 무릎까지 끌어내리면서.
“하아…”
“어, 빠, 빨리 가시는 게…”
타박타박―
발소리를 울리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이런 때까지도 에리너스를 위했다.
자지를 뻣뻣하게 세워놓고 스케줄이나 가라니 참 대단한 아이돌 덕후시다.
에리너스는 그대로 남자의 위로 올라타 지익― 지퍼를 내렸다.
한껏 부풀어오른 자지가 답답한 듯 고개를 내민다.
그 위에 허리를 얹고선 남자에게 묻는다.
“진짜 가요?”
브라탑을 끌어올리고 안무 연습에서 배운 요령으로 허리를 돌렸다.
천 너머로 귀두를 타고 빙글빙글.
돌려 깎듯이 귀두를 자극하는 보짓살의 감각과
눈을 현혹하는 커다란 가슴의 윤무에 남자의 눈이 꾹- 닫혔다.
참으려고? 그래, 끝까지 가보자.
에리너스는 팬티마저 끌어내리고 생자지를 꺼냈다.
그 위에 다시 허리를 얹어 한 번 더 묻는다.
“갔으면 좋겠어요?”
“읏…”
남자는 입까지 꾹 막았다.
이대로 계속하다간 귀까지 막을 기세다.
그러니 에리너스가 대신하여 남자의 귀를 막아줬다.
이어서 이마를 맞부딪히고 속삭인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숨결만을 느낄 수 있도록.
“바보…”
뿌주죽―
허리를 내리자 귀를 막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소리가 울렸다.
그 상태로 손을 떼어낸 에리너스는 남자의 품에 안겨 눈을 마주쳤다.
“금방 갈 테니까… 그쪽이 해줘요.”
남자의 가슴 위에서 유방을 찌그러뜨리며 속삭인다.
간다- 라는 형편 좋은 말이 달리 뭐가 있을까.
남자도 머릿속에 혼란이 왔는지 어버버 거리고 있지만,
허리만은 착실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퍽철퍽―
기분 좋은 물소리와 함께 쾌감이 들이닥쳤다.
“으힝… 읏, 아흥…”
몸이 들썩이고 가슴이 들썩거렸다.
딱 달라붙은 탓에 유두끼리 부벼져 오싹한 쾌감이 느껴지고
위에 올라탄 탓에 자궁구가 그대로 떨어져 귀두에 부딪혔다.
한 번 커다란 절정을 맞이한 몸은 정말 금방 가버릴 거라며 경고를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조용히 하라며 툭- 불만을 내뱉으며 에리너스는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
“더 세게 해도… 괜찮아요…
전… 아이돌인 척하는 암퇘지니까…”
첫 만남 때 에리너스가 직접 칭했던 말.
그 말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던 모양이다.
남자의 허리는 점점 거칠게 움직였다.
“흐그윽… 흐오옥…”
에리너스는 돼지 같은 목소리를 뱉으며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자궁을 맞을 때마다, 질벽을 찔릴 때마다 행복감이 차오른다.
“오옥… 오고곡…”
남자의 귓가에서 목을 긁어가며 천박하게 지저귀고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기분 좋은 곳에 자지를 인도했다.
남자 역시 흥분했는지 “크흣…” 하며 분한 듯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천박한 년이라, 흐극… 미안해요…”
에리너스는 귓불을 깨물며 사과했다.
그 사과를 듣자 남자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포옥―
폭신한 이불에 에리너스의 몸이 잠기고 그 위에 남자가 올라탔다.
마침내 진심을 낼 기세다.
“그러니까… 혼내주세요…”
에리너스는 그대로 남자의 허리를 감았다.
이젠 도망치지 말라고, 자신의 보지를 마음껏 범해달라고.
“암퇘지… 년이…”
떨리는 목소리지만, 매도당하자 쪼로록- 보지에서 물이 흘렀다.
이거다, 이 기분이었다.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도, 남자를 원하게 된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에리너스는 남자가 만족하도록 보지를 조이며 엉덩이를 바들거렸다.
팡팡―
남자는 이윽고 물건을 쓰는 것처럼 가차 없이 안쪽을 쑤셨다.
자궁을 부술 기세로, 보지를 밖으로 꺼낼 기세로 허리를 흔들며 질을 자극했다.
“아그윽! 으헥, 응고옷…!”
남들을 괴롭히는 것은 괴롭힘당하고 싶어서라던가.
에리너스 안에 잠들어 있던 피학 욕구가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하복부가 부딪힐 때마다 허리가 붕 뜨고 떨어지려는 남자에게 끝까지 달라붙었다.
“개, 같은 년이… 유혹이나, 해대고…!”
연기인지, 진심인지.
분한 목소리를 들으며 에리너스는 실실 웃었다.
“죄송해요, 야한 년이라 죄송해요…!” 하고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움직였다.
보지는 계속해서 가버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애액이 끝을 모르고 튀어나오고 아까 걸레질한 바닥을 더럽혔다.
방을 채우던 홀애비 냄새도 에리너스의 암컷 내음으로 탈바꿈한지 오래였다.
“흥옥!?”
쿵―
이윽고 도킹을 마친 자지가 말 그대로 자궁을 찌그러뜨렸다.
토할 것 같은 압박감과 함께 기대감이 차올랐다.
“싼다… 보지 조여…”
“녜헷…”
자지 부리가 오들오들 떨리고 울컥울컥 무언가 치밀어 올랐다.
동정 자지, 동정 보지.
허접한 짝이기에 타이밍은 얼추 맞았다.
꿀럭꿀럭―
요도가 질을 벌리며 부풀어 올랐다.
지지 않겠다는 듯 보지를 조이며 찾아올 쾌감에 대비한다.
“으으윽! 흐고오옥…!”
부르륵―
하지만 그런 대비도 정액 한 발에 무방비하게 무너져내렸다.
자궁 안쪽을 채우는 따스한 행복감에 뇌가 녹아내리고 숨이 터져 나왔다.
에리너스는 이불을 긁어모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허벅지는 이미 남자의 허리를 놓친 지 오래였다.
그런데도 남자는 에리너스의 안에 씨앗을 남기지 않고 뿌려줬다.
“하으으… 헤엑…”
남자는 그때처럼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싸지를 대로 싸질러 놓고 이제 와서 후회한다니.
참 아까운 짓을 하고 산다.
“괜찮… 아요…”
에리너스는 그대로 남자를 끌어안으며 속삭여줬다.
천천히 배 안을 채우던 자지가 뽑혀 나갔다.
울컥울컥―
쏟아져 나가는 정액도, 애액도 아까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걸 막기 위해 에리너스는 주섬주섬 레깅스를 입었다.
“그럼… 갈게요…”
남자를 살짝 옆으로 치우고 몸을 일으켰다.
레깅스는 사타구니만이 진하게 변한 채 주륵- 무언가를 흘려댔다.
숙소에 가면 가리개라도 붙여야 할 것 같았다.
주섬주섬 롱패딩을 걸치고 현관에 가 운동화를 신었다.
남자는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환하게 배웅해줬다.
“다음에, 또… 부탁할게요…?”
거기에 수줍게 웃으며 한 마디를 남기고 문을 나섰다.
대답은 듣지 않았다.
싫다고 해도 만날 테니까.
“하아…”
공기가 바뀌었다.
차가운 공기에 입가에선 희뿌연 김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별로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몸과 마음을 전부 녹여줄 따스한 보온제가 지금은 있었으니.
“좋아. 힘내자.”
짝짝- 뺨을 몇 번 맞부딪힌 에리너스는 숙소를 향했다.
우선은 변명을 생각하는 것부터다.
대충 폰을 잃어버렸다 정도면 되겠지.
레깅스를 보이면 그대로 끝이겠지만.
***
―라이브 방송 전문
…(전략)…,
큼, 크흠… 여태까지 저희 그룹을 응원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라이브를 끝으로 저, 에리너스는 은퇴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도저히 아이돌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근 몇 개월간, 참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해왔지만, 이제는 고비가 다가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에리너스의 굿즈와 주변 상품에 대해서는 부분 환불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중략)…,
마지막으로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에 당황하셨을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다시, 무대 위에서 빛날 날을 기약하며…
‘안녕히 계세요’ 대신 ‘다음에 또 봬요’ 라는 말을 남기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간의 성원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
3일이 지났다.
사람은 3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틸 수 있다더니 아무래도 정말인 모양이었다.
남자는 바싹 마른 입술을 깨물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침대는 피와 눈물로 얼룩져 엉망이었다.
에리너스의 은퇴는 그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그에게 에리너스는 힘든 삶을 지탱해준 구원자이자 이따금 같이 만나 행복을 전해주는 천사.
실제론 장난기도 많고 음란하기도 한 여자였지만, 그것마저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만남도 이제는 없겠지.
건강 악화설, 왕따설, 임신설에 징계설.
각종 의혹이 에리너스를 옭아매고 목을 쥐어짜고 있었다.
그 괴로움을 떠올리면 이쪽까지 죽고 싶은 심정이 된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떠올라도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없다로 귀결되었다.
바깥에서 도피하기 위해 이틀 전부터 꺼뒀던 휴대폰을 남자는 벽에 내던졌다.
쾅―
화려하게 액정이 깨지는 모습이 썩 시원했다.
그걸 알람 삼아 비틀비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향하는 곳은 화장실.
남자는 냉장고 위의 걸레를 손에 쥐고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똑똑―
그때 작은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마치 남자가 움직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남자가 소리를 내는 것과 함께 그 작은 소리는 메아리처럼 따라왔다.
걸레를 손에 쥔 채, 창문을 향했다.
커튼을 걷었지만, 새의 모습은 없다.
똑똑―
다시금 소리가 울려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현관, 현관이었다.
찾아올 사람은 없다… 아니, 한 명 있다.
우당탕 소리를 내며 신발을 신었다.
문에 달라붙어 문틈으로 속삭였다.
“위스키…”
“에리너스.”
목소리를 듣자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다.
문 바로 앞에 서 있을지도 모르는데 벌컥 문을 열어젖혔다.
열린 문 앞에는 에리너스가.
라이브 때 입은 노출 많은 옷을 걸친 그녀가 서 있었다.
콧등도, 드러난 살갗도, 눈동자마저도 전부 벌겋다.
눈꼬리에 생긴 눈물 자국도 얼어붙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크응… 빨리 들어가요, 다른 사람이 보면 어쩌려구.”
코를 훌쩍이며 에리너스가 말했다.
짐짓 언제나와 같은 태도지만, 팔다리가 덜덜 떨리는 것을 보니 한참을 기다린 모양이었다.
“빠, 빨리 들어와요…”
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안으로 끌어당겼다.
대체 언제부터 밖에서 있던 것인지.
맞닿은 살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풋… 간만에 남자답네요…?”
그런 와중에 농담을 내뱉는 에리너스를 보니 화가 날 지경이었다.
남자는 우선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방금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가져와 에리너스를 싸맸다.
김밥 말 듯이 돌돌 말린 에리너스는 쿡쿡- 웃으며 남자의 행동거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3일 만에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 같이 쌓였건만, 입술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에리너스는 여전했다.
어쩌면 은퇴도 루머도 전부 꿈은 아닐까.
아니면 이 에리너스가 망상인 것은 아닐까.
희망과 두려움이 섞여 마음이 엉망진창이다.
남자가 무심코 바닥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보고 싶―”
탁―
그 말을 눈치 없는 커피포트가 끊어낸다.
내뱉던 말을 집어삼키며 남자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에리너스에게 등을 돌려 주방을 향하려는 찰나에.
“괜찮으니까… 안아줄래요?”
에리너스의 목소리가 울렸다.
목소리는 여리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당당하고 기품까지 느껴졌다.
양옆으로 열린 이불 사이로 에리너스의 가슴이 보였다.
가슴을 모아 골짜기를 강조하는 의복은 눈을 빨아들이고 숨을 멎게 했다.
에리너스의 앞에 앉았다.
그다지 작지 않은 몸도 남자의 앞에선 여린 소녀에 불과했다.
포옥―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두 사람이 얼싸안았다.
쿵쿵- 심장 고동과 함께 체온이 느껴졌다.
“걱정…했잖아요…”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은 우습게도 에리너스였다.
남자는 입술을 꾹 깨물며 이쪽이 할 소리를- 하고 속으로 대꾸했다.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야 남자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에리너스는 상상 속의 그녀보다도 강인했다.
그룹을 나와도, 활동을 멈춰도 에리너스인 채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마음이 놓이니 피어나는 의문을 억누를 수 없었다.
“왜… 왜, 그만둔 거예요…?”
전조도 없는 갑작스러운 은퇴.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연예계 전체가 뒤집힐 정도의 소란이었다.
에리너스는 대답하기 이전에 손을 붙잡아왔다.
“왜일 거 같아요?”
등에 있던 손이 옆구리를 지나 아랫배로 향한다.
그런 가벼운 동작에 숨이 턱- 막혔다.
가장 부정하고 싶었던 추측, 가설이 머릿속에 떠올랐기에.
“설마…”
방탕한 생활을 하는 에리너스.
몇 번이나 뒷생활을 즐기는 것을 들켜 기사화된 적이 있다.
그 점이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 탓에 가장 먼저 수면 위로 그런 의혹이 떠오른 것이다.
어쩌면 에리너스가… 임신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미리 말하는데, 제가 원해서 가진 거예요.
지울 생각도 없고요. 저는… 이대로가 좋아요…”
“우읏… 읏…”
그런 상황에서 에리너스가 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그런 뜻이지 않은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돌, 여자를 자신이 나락에 떨어뜨리다니.
자꾸만 눈앞이 흐려져 눈을 뜰 수가 없게 된다.
그런 남자를 달래주는 것은 뒷머리를 어루만지는 차가운 손길뿐.
“당신 잘못 아니예요. 그니까 탓하지 말아요.
책임질 필요도 없어요. 싫으면 내치시면 돼요. 저는 괜찮으니까.”
고개를 붕붕 저으며 침을 삼켰다.
볼썽사납게 입에서까지 침이 흘러 도저히 얼굴을 마주 볼 수 없었다.
“아, 밥은 먹었어요? 아까부터 꼬르륵거리던데.”
에리너스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남자를 떨어뜨렸다.
거친 힘을 가진 남자는 어디 갔는지 스르륵- 바닥에 미끄러져 철퍼덕 엎드리는 게 정말 꼴사나웠다.
“쿠훗… 주방 좀 쓸게요.”
그 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고는 에리너스가 주방으로 향했다.
“어…”
그런 에리너스의 눈에 장식장이 들어왔다.
테이프, CD부터 이런저런 굿즈까지 장식되어있는 장식장…
먼지투성이인 주변과 달리 장식장만은 유난히 반짝거렸다.
아, 정말… 바보라니까…
에리너스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주방으로 가려던 발을 돌려 곧장 남자에게 다가간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예에…?”
에리너스는 곧장 남자의 몸을 뒤집었다.
엉망이 된 얼굴은 전혀 꼴사납지 않았다.
그야 그녀 역시도 같은 상태였으니까.
에리너스는 그 표정을 숨기기 위해 얼굴을 한없이 가까이 다가갔다.
“우읍…!?”
그대로 입술을 덮어 혀를 밀어넣는다.
딱딱한 이가 닿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부드럽게.
“츄읍… 츕…”
몇 번 입술을 더듬으며 이빨을 문지르자 천천히 입이 벌어져 길을 열었다.
그대로 혓바닥을 집어넣어 남자의 혀 뿌리를 간질인다.
입가에 남자의 숨이 닿아 얼굴이 따스해졌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뜨거워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에리너스는 남자의 혀를 굴리고 빨았다.
“프하아…”
다시 혀를 내뱉을 때는 남자의 혀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은색 실을 늘어뜨린 채 무엇을 당했는지 영문을 몰라 하고 있다.
눈물로, 침으로 얼굴이 범벅이라 귀엽기 짝이 없다.
“크응… 그쪽한테 선택권은 없어요. 책임, 져주세요.”
에리너스는 코를 한 번 훌쩍이곤 단언했다.
선택권이 없으니, 반론도 불가- 그걸 표현하듯 곧이어 남자의 입을 빼앗으며.
***
한참의 실랑이… 아니, 명령 끝에 남자는 받아들였다.
그러는 동안 눈물도 쏙 빠지고 언제나의 분위기가 돌아왔다.
“이런 것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 한눈에 반했으니까요.”
두 사람은 이제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에리너스 역사관이라도 온 것처럼 장식장을 바라보며 잡담을 나눈다.
그런 와중에 에리너스가 들어 올린 것은 데뷔 영상 테이프였다.
겨우 연습실을 벗어나 처음으로 음악 방송에 나갔을 때의 영상.
지금 생각해보면 실수투성이에 메이크도 제대로 받지 않아 흑역사에 불과했다.
“봐도 돼요?”
하지만 남자가 보고 반했던 모습을 에리너스도 보고 싶어졌다.
남자는 테이프를 받아들고 거실에 있는 TV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잠시 뒤 TV가 지직- 거리며 화질 낮은 영상을 비춰보였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에리너스라고 해요!]
덜덜 떨면서 수줍게 인사하는 소녀.
역시 보지 말 걸 그랬다.
곧바로 그런 감상이 들었지만, 남자의 표정을 보고 싹 가셨다.
초롱초롱한 눈, 살짝 올라간 입꼬리.
덕질할 때 내비치는 조금 느끼한 표정이다.
“풋풋하네요.”
“네… 데뷔할 때 참 귀여웠어요.”
말을 걸어도 눈을 TV에 고정한 채.
게다가 데뷔할 ‘때’라니, 뭐야.
지금은 귀엽지 않다는 소리 같잖아.
에리너스가 입술을 삐죽 내밀어보지만,
남자는 큼큼- 목을 가다듬는 소녀에게 푹 빠진 지 오래다.
아무래도 본때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여자의 질투를… 그리고 여자가 TV를 같이 보자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읏…!?”
“저 때 옷 지금은 꽉 껴서 못 입겠더라고요.
옷장에 장식은 해뒀는데 버릴까 봐요.”
가슴으로 팔을 누르며 몸을 기댔다.
한손은 더듬더듬 남자의 허벅지를 문지르고 한손은 팔을 당겨 가슴에 부볐다.
남자의 팔이 딱딱하게 굳고 눈이 옮겨왔다.
에리너스는 음흉하게 웃으며 그런 남자에게 말을 붙인다.
“영상, 같이 보자니까요? 빨리 앞에 봐요.”
뻣뻣하게 돌아가는 목을 감시하며 조물조물 손을 안쪽으로 가져갔다.
얇은 팬티 한장 뿐인 하반신은 에리너스의 손길을 생생히 느꼈다.
“으윽…”
“어때요? 노래, 지금이 더 잘하는 거 같지 않아요?”
“지금이… 더, 잘 부르긴 해요…”
알주머니를 더듬거리며 조금 강하게 주무른다.
어쩌면 콱- 쥐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솟아 자극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중지가 알 사이를 스쳐가고 엄지와 검지가 알 하나를 붙잡아 위아래로 훑는다.
누가 봐도 정액을 바라는 시그널에 자지가 부풀어오르고 숨이 거칠어졌다.
“어머, 쟤보고 선거예요? 그럼 안 되는데~?”
“이건… 그… 에리 씨가…”
“앞에. 제가 뭐요?”
에리너스는 평소보다 짓궂게 굴며 남자를 멋대로 주물렀다.
억지로 팬티를 내리고 자지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눈을 조금만 돌려도 앞을 보라며 꾸짖었다.
“에리 씨가 만, 윽…!”
변명을 늘어놓으려 하면 귀두를 쓰다듬고 육봉을 훑었다.
TV에 시선을 고정 당해 어떻게 만져지는지도 몰라 몸은 배로 민감해졌다.
이따금 보드라운 살결이 닿았는데 쪽쪽- 하는 물소리로 보아하니 입술인 것 같았다.
“앞에 보라니까요? 제 영상 보기 싫어요?”
“죄송…해요…”
다시금 눈을 돌리려다 혼이 나고 TV 속의 에리너스를 바라봤다.
순수한 소녀는 비교적 노출이 적은 옷을 입고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다.
소복한 가슴이 출렁이고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그런 소녀가 지금은 농익어서 다리 사이에 있다니.
“크읏…!”
그런 감상을 즐길 새도 없이 다음 위기가 찾아왔다.
끈적끈적한 점막이 귀두에 달라붙어 천천히 자지를 삼켰다.
시야 아래에 은색 머리카락이 푸른 리본과 함께 삐죽삐쭉 튀어나왔다.
“어때요?”
“흐읏… 기분… 좋아요…”
“하아… 영상에 집중 안 해요?”
철퍽철퍽―
오답을 말한 남자를 혼내듯이 엉덩이가 앞뒤로 흔들렸다.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영상에 눈길이 가기는커녕
어떻게 해야 에리너스를 바라볼 수 있을지 계책을 떠올리고 만다.
허리가 흔들려 에리너스를 범하고 만다.
“응핫… 오혹…”
이윽고 에리너스의 입에서 천박한 신음이 나오자 남자는 황급히 고개를 내렸다.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하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에리너스는 남자의 한 수 위,
남자의 잔머리를 막기 위해 함정을 쳐놨었다.
“엇…”
남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이 눈앞에 있던 것이다.
눈에 들어온 것은 국화꽃.
커다란 자지가 그 꽃잎에 먹혀들어 주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왜요, 응흣… 보진줄 알았어요…?”
그 반응을 읽었다는 듯이 에리너스는 남자에게 물었다.
할 말을 잃었다.
핥아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자지를 넣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있자니.
“그건 그렇고 진짜 말 안 듣네요. 아무래도 혼 좀 나야겠어요.”
에리너스는 바닥에 네 발을 붙이고 있는 짐승 같은 자세로 쿵쿵- 엉덩이를 부딪치기 시작했다.
보지에 박을 때와 달리 엉덩이살이 직접적으로 하복부를 자극하고 격렬한 조임이 자지 뿌리를 물었다.
장벽에 쿵쿵 부딪히는 감각은 말랑하다 못해 질척거려 젤리에라도 박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 와중에 시야에는 여전히 데뷔 영상이 들어왔다.
스텝이 꼬여 발이 미끄러지고 슬쩍 팬티가 드러났다.
그 정도로 꺅꺅- 대고 부끄러워 하던 에리너스는…
“오옥… 으곡…”
지금은 천박한 울음소리를 울리며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이 무슨 음탕한 뷰인지.
위로는 순진무구한 아이돌 에리너스가,
아래로는 후장을 바치며 울부짖는 암퇘지 에리너스가.
어디를 봐야할지 몰라 눈알을 굴리던 남자는 결심한 듯 허리를 앞으로 뺐다.
“으고곡!?”
에리너스가 바닥에 고양이처럼 엎드리고 하늘 높이 치솟은 궁댕이를 자랑한다.
그 위로 포개듯이 네 발로 선 남자가 꾹꾹- 허리를 밀어 내부를 자극했다.
아이돌과 팬은 하나와 다름없는 존재.
에리너스가 짐승이라면, 그 역시도 짐승이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
“오곡? 오옥, 으기긱…!”
마치 에리너스를 깔아뭉갤 기세로 팡팡.
남자가 한 번 허리를 흔들 때마다 에리너스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져 달라붙으려 들었다.
그 움직임도 신경쓰지 않고 남자는 자지를 내리꽂았다.
자지가 처박힐 때마다 주름이 안쪽으로 말려들어 가고 에리너스의 온몸이 경련했다.
세 번에 한 번꼴로는 보지에서 씹물이 흘러 바닥을 적셨다.
쭈걱쭈걱―
“오호옥…! 오옥!!”
에리너스는 남자의 손에 기대 겨우 엉덩이만을 들고 있었다.
다리는 뻣뻣이 굳고 등줄기가 쭈욱- 펴져 오나홀과 다를 것이 없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남자는 자비 없이 허리를 휘둘렀다.
“흐기익… 으헥!? 오고옥!!”
절정하는 보지가 뒷면에서부터 자극받아 꿈틀대며 고장을 일으켰다.
난자를 가진 자궁은 노크에 성이 났는지 조여들며 단단히 굳었다.
그런 기관을 주먹 같은 귀두가 펑펑- 때려대니 배 안쪽이 울려 쾌락이 사라질 줄 몰랐다.
정신이 흐려지고 몸이 섞여 하나가 되어갔다.
불룩불룩―
그때 뱃속에서 부풀어오르는 자지를 느꼈다.
사정의 전조.
그러나 에리너스는 그걸 사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상냥한 남자는 여태까지 싸기 전에 싼다고 말해왔으니.
“오옥!? 으그극… 으힉!?”
부르륵― 부으윽―
그러니 그건 무허가 사정.
에리너스가 멋대로 은퇴했 듯 남자도 멋대로 정액을 쏟아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번쩍번쩍 번개가 치고 온몸의 근육이 찡- 하고 긴장되었다.
이윽고 뱃속을 채우는 따스한 감각을 느끼며 에리너스는 땅바닥에 내려앉았다.
남은 정액이 등줄기에 소나기처럼 쏟아져 “흐잉…” 하는 얼빠진 신음이 새어나왔다.
에리너스도, 남자도 거친 숨만을 몰아쉬고 있었다.
두 사람의 숨결이 섞여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대화하지 않아도 숨소리만으로 말이 통하는 기분이었다.
거기서 에리너스는 속삭였다.
부르륵- 뒤에서 정액을 뱉어내는 소리에 묻힐 정도로 작게 “앞으로 잘 부탁해요… 여보…” 하며.